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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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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수레바퀴에 짓눌리기 전에 구둣방 아저씨는 묘지 문을 나서는 프록코트의 신사들을 손으로 가리켰다."저기 걸어가는 신사 양반들 말입니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들도 한스를 이 지경에 빠지도록 도와준 셈이지요"- 수레바퀴 아래서 p261 아마 이 책을 관통하는 내용이 저 대화 속에 남겨 있는 것이 아닐까.한스는 누가 죽인걸까, 스스로가 죽은건지 사고로 떠밀려갔는지는 모른다.하지만 확실한건 수레바퀴에 깔려서 죽었다는 것 수레바퀴에 깔리지 말라는 교장 선생님의 경고가 이제와 문득 생각이 난다.분명 한스에게 한 경고였지만, 나 스스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랐던 때가 있었다.좋은게 뭐고 어떤 식으로 살아야하는지 전혀 감이 안잡히니 죽을 것만 같았다. 나는 뭔가 좀 더 특별한 사람인줄 알았..
[싯다르타] 싯다르타의 각성 내가 나에 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은, 싯다르타가 여전히 내게 낯설고 알 수 없는 존재인 것은,하나의 원인, 단 하나의 원인에서 유래한다.즉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불안을 가졌고, 나에게서 도피했던 까닭이었다!나는 아트만을 추구했다. 브라만을 추구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자아의 심부에서 모든 층의 핵을 찾아내려고, 아트만을, 생명을, 신성을, 궁극의 것을 찾아내려고, 나의 자아를 토막내어 그 껍질을 벗겨버리려고 했다.그렇지만 그로 인하여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싯다르타 제 1부 각성 중 최근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 있는데, 이 문장이 왜인지 모르게 가슴에 와닿았다. 나는 모든 것을 벗어나고 싶었다.내가 가진 불편한 감정과 생각들을 전부 지배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많이 ..
[페스트 p.216] 성실성 ”옳은 말씀이에요, 랑베르. 절대로 옳은 말씀이에요. 그러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금 하시려는 일에서 마음을 돌려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일이 내 생각에도 정당하고 좋은 일이라 여겨지니까요. 그러나 역시 이것만은 말해두어야겠습니다. 즉, 이 모든 일은 영웅주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성실성의 문제입니다. 아마 비웃음을 자아낼 만한 생각일지도 모르나,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페스트를 읽다보면 카뮈의 부조리한 감정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특히 페스트는 카뮈가 부조리한 감정을 어떻게 반항하는지 알려주는 책으로 알고 있다. 이 문장에서 나는 그것에 대한 조그만 힌트를 얻었는데, 그것은 성실성이었다.소설에서 랑베르와 리유, 타루가 랑베르의 집에서 얘기를 하다 나온 부분이다. 분..
[페스트 p.177] 성선설과 미덕 인간은 악하기보다는 차라리 선량한 존재지만 사실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들은 다소간 무지한 법이고 그것은 곧 미덕 또는 악덕이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가장 절망적인 악덕은 자기가 모든 권리가 있다고 믿고서, 그러니까 자기는 사람들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는 따위의 무지의 악덕인 것이다.페스트 p.177 위의 문장은 타루가 리유의 보건대에 합류하면서 보건 업무에 대한 생각을 카뮈가 서술하면서 나온 내용이다. 보건 업무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될 경우 생기는 생각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게 표현되어 있던 내용이 있어서 정말 놀랐고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은 선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최근에 많은 책들을 읽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사..